* 정서란 무엇일까요?
정서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서상태나 정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당히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행복이나 슬픔, 좌절감, 분노가 무엇을 의미하며, 이를 뷰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정서가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명확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
정서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정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과 정서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주종관계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정서를 이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논의해온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 또한, 정서는 다차원적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차원은 창이한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정서라는 개념은 근원이 과학적 용어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용어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개념화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1. 정서의 개념
정서에 대한 명확한 개념화가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정서가 주관적, 생물학적, 기능적, 표현적 차원 등 다처원적 요인으로 구서오디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각각의 차원은 정서의 상이한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정서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1) 다차원적 접근
정서는 어떤 사건에 대해 개인마다 특정한 방식으로 느끼게끔 하는 주관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신체기관을 활성화시킴으로써 한 개인으로 하여금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준비시키는 생물학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서는 개인의 신체적, 사회적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기능적 속성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분노라는 정서는 우리로 하여금 적과 싸우게 만들고 두려움은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하는 것처럼, 정서는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끔 동기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기능헞ㄱ이다. 또한 정서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서 타인에게 자신의 정서상태를 얼굴표정이나 신체적 신호로 전달하고, 역으로 이러한 신호로부터 타인의 정서상태를 추론할 수 있는 표현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주관적 차원에서 본다면 정서는 주관적 느낌으로 볼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자기보고방식으로 표출된다. 생물학적 차원에서 본다면 정서는 신체적 각성이나 준비 및 운동반응으로 볼 수 있는 것이며, 이는 뇌 회로나 자율신경계, 내분비계의 활성화로 표출된다. 기능적 차원에서 본다면 정서는 개인의 동기나 목표지향적인 욕구와 관련되어 있고, 이는 상황에 따라 ㅈ거절한 대응방식을 선택하게 하는 것으로 표출된다. 표현적 차원에서 본다면 정서는 의사소통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 음성으로 표출된다.
정서를 이처럼 다차원적 구성요인으로 본다면 하나의 차원에서 나타나는 정서반응이나 느낌 등을 정서로 간주할 수 없게 된다. 웃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기쁨의 정서를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느낌이나 얼굴표정이 곧 정서와 동의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각각의 차원은 각기 상이한 정서의 특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며, 정서는 이러한 네 가지 정서적 경험을 통합하는 하나의 심리적 구성요인이라고 할 수 이싿. 바꾸어 말하면, 정서 그 자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어더한 상황이 한 개인으로 하여금 느끼고 지향하는 바와 일치하는 방식으로 표현을 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다처원적 정서체계가 동시발생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다차원적 정서체계에서 각각의 차원들은 정서의 상이한 영향력이나 표현방식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네 가지 경험적 측면들을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그 핵심이 될 것이다.
2) 원형적 접근
정서가 하나의 차원이 아닌 다차원적 구성개념이라는 사실 때문에 정서의 개념 설정이 어렵다는 점에서 정서의 개념이나 정의라는 표현보다는 원형이라는 용어가 보다 적절한 표현이라고 하였다. 이들은 정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정의되고 있다기보다는 원형적 특성에 의해 모호하게 개념화되어 있다고 하였다. 정서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것은 이것을 원형적 접근방법으로 분석할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정서라느 ㄴ범주에 속하는 심리적 상태를 결정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행복이다 분노, 슬픔을 명확하게 개념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이것이 정서에 표함되는지의 문제도 그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정서라느 포괄적이고 모호한 용어보다는 여러 가지 정서의 원형을 통해 정서의 본질을 이해하는 쪽이 보다 용이하다는 것이다. 원형분석의 창시자인 Rosch(1978)는 정서의 얺여을 탐색하기 위하여 정서의 위계적 구조를 수평적, 수직적 차원에서 범주화하였다. 우선 수직적 차원에서는 하위 수준, 중간수준, 상위 수준의 세 단계의 수준으로 분류하고 그 가운데 중간수준을 기본수준이라고 하였다. 위계적 분석방법에서 원형 분석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범주화 수준은 중간단계인 기본수준이다. 이와는 달리 수평적 차원은 보다 동등한 수준에서 범주화가 이루어지지만 그 경계는 다소 불분명하다. 수평적 차원에서 이들 각각의 범주는 명확한 기준에 의해 구분되기보다는 그러한 범주들의 가장 특징적이고 대표적인, 구체적인 이미지인 원형에 의해 가장 잘 묘사될 수 있다고 하였다. 가각의 대산은 원형적 소성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으며, 실제로 사람들은 원형적인 속성을 가진 대상을 그렇지 아니한 대상보다 신속하게 하나의 범주로 분류하며, 대상에 대한 정보다 부족할 경우에 사람들은 원형과 일치하는 속성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부분을보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정서상태의 군은 원형의 중심핵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원형에는 우리가 두려움, 분노, 기쁨 등으로 부르는 정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다. 각각의 정서는 하나의 독립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정서상태의 군을 이루고 있으며, 비록 그 경계는 모호하지만 하나의 정서군과 다른 정서군과는 공유하는 속성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였다. 하나의 정서군은 그들 정서만의 고유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진화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